눈칫밥
붙잡는 딸을 뒤로 하고
울 엄마 시골 집으로 가셨다
아픈 것이 죄일까
자식들
돈 쓰게 해서 미안하고
큰 딸 고생 시켜 미안하고
아픈 아버지 맡겨 두고 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미운 남편이지만 불쌍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칫밥이 고봉이다
정말 미안한 것은 우리인데
내 아들이 그랬다
"엄마,
아들들 잘 키워 놓으셨잖아요."
엄마의 둘째 며느리가 그랬다
"훌륭한 부모 밑에는
훌륭한 자녀가 있다고."
엄마도 우릴 잘 키워 놓으셨는데
생각이 생각을 떠났어도
잊혀지지 않는
생각의 덫에 갇혀 있는 엄마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일은 가장 슬픈 일이다
엄마가 편히 쉴 곳은 어디이며
마음 편하게 갈 곳은 어디일까
해 지는 노을 풍경 삼아
엄마랑 두 손 꼭 잡고 걷고 싶다.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
갈증 식히는 음료도 마시고
손주들과 영상 통화도 나누며
두런두런 그믐달에 이야기 담으며
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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