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정엄마 생신이다.
낮부터 친정 가지고 갈 짐들을 챙겨 놓고 남편을 기다리는데
일이 늦어진 탓에 저녁 여섯 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많이 피곤할 텐데 쉬지도 못하고 오자마자 샤워하고 친정으로 출발.
다행히 밤이라 그런지 길이 막히지 않아 밤 9시가 조금 넘어서 친정집에 도착했다.
사위랑 딸을 종일 기다린 부모님이 " 어서 오라며 " 반기신다.
부드러워서 부모님이 잘 드시는 연어랑 내가 담근 파김치와 겉절이 그리고 메밀 부침개.
내가 부침개를 좋아해서 아직도 내가 갈 때면 부침개를 해 놓으신 엄마.
그리고 우리가 사 가지고 간 케잌을 놓고서 한 밤중 상을 벌였다.
딸이 와야 웃을 일도 생기는 부모님..
아버지가 " 내가 먹을 거도 있어? " 하고 물으시셔서 네에 했더니
그럼 " 틀니 끼고 와야겠네 " 하신다.
부모님 생신이어도 형제들이 모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케잌 촛불을 막 껐을 때 둘째 올케가 들어왔다.
올케가 엄마 선물이라며 사 온 점퍼를 입어 보시는 엄마.
" 엄마 꽃받침 " 이란 나의 말에 엄마가 웃으며 포즈를 잡는다.
엄마 울 엄마...
이렇게 웃을 수 있는데 잘 웃지 못하고 지내시는 것이 늘 마음 아픈 울 엄마.
그렇게 술상 자리가 밤 11시가 되어 끝나고
모두 잠든 밤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벌였다.
냉장고 정리하고 닦고
거동 불편한 아버지의 대소변 실수로 냄새와 노랗게 찌든 화장실 바닥을 락스 뿌려 닦고
차려드리지 못한 엄마 생신상을 위해
미역 불려 들깨 미역국 끓여 놓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두부조림 해 놓고
새벽 세시가 넘어서야 일이 끝났다.
개구리 소리 들으려 잠시 마당에 나갔다니
달무리진 하현달이 나를 바라본다.
까만 밤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연주를 녹음하고 들어와
세 시 반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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