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7. - 친구에게 보낸 편지.
모두들 평안하구나
나만 빼고 말이야.
그날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생각할 수록 모욕감에 숨이 가빠 온다.
친구들 만난다는 생각에
선물 사고 카드 쓰고 즐겁게 나갔건 만
이런 상처를 받게 될 줄이야.
마음 너무 아파 감정 정리가 되질 않는다.
그날 그 순간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바보같이 그 자리를 끝까지 지켰던 것은
환갑 맞은 친구들의 축하 자리였기 때문에
억지 웃음 지어가며 지켰던 것이었다.
나 역시 그 누구보다도
우리들의 여고모임을 아꼈다.
열 명의 친구들을 위해 내가 맡아 사진 찍어주고
몇 날 며칠 포토북 만들고
그 일이 쉽지 않았지만 난 늘 즐겁게 해 왔었다.
함께 늙어갈 소중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마음에 금이가고 생각할 수록 눈물이 난다
베풀고도 상처 받으며 살아가는 내 자신이
가엾고 바보같고 불쌍하다.
난 왜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것일까
그날 나를 바라보던 눈빛과 표정이 자꾸 생각난다.
출근 길 어둑한
어둠 속에서 비도 내리는데
크리스마스 트리가 예쁘게 불 밝히고 있다.
문득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처럼 비가 오거나
힘들어도 늘 예쁘게 불 밝히며 살아가는
친구들 생각이 났다.
내가 좋아하는 시 중에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이라는 시가 있다.
시의 제목처럼 나도 후회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을 힘들게 한 것 같아 미안 할 뿐이다.
친구야
나의 사랑이 너무 진해
너가 부담스러울지 모르지만
난 친구를 찐하게 사랑한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은 늘 내게 자랑거리였어.
내가 웃어 넘기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친구야.
넌 늘 그 자리에만 있어줘.
사랑은 나 혼자만 할께
아쮱.
난 보라색이 좋다.
왜냐고
보라색은 빨강색과 파란색이 더해진 색이라서.
우리친구들 모두도 보라색이라 생각한다.
파란색의 밝음과
빨간색의 열정을 더해 살아가니까.
?아.
?아
?아
?야
?아
?아
?야
?야
?야
지금처럼 앞으로도 예쁜 보라색으로 살아가장.
미안하고 따랑해.
비 내리는 날 비의 촉촉함으로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방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