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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 읽기

약속

by 소랑(笑朗) 2025. 3. 3.

 

 

 

약속

 

바람구멍이라도 난듯

정신없이 살아낸 것이 이유였다고

말하기에는 하찮은 변명이지 않는가

 

차라리 게으름 때문이었다고

아니 생각이 미처 다다르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깊은 목주름을 보고서야

듬뿍듬뿍 퍼 발라보는 크림

칼슘 부족이란 이야기를 듣고서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우유

육중한 몸무게 지탱하느라 고생한

무릎 위해 열심히 해 보는 운동

 

아둔함과 미련스러움에 

놓치고 넘겨버린 책의 페이지

다시 넘겨 읽어보지만

퇴색한 시간만이 일그러진다

 

더 이상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하리라

사랑하는 일에도 살피고 살펴서

막차를 타고서 후회하는 일 없도록

눈물겨운 약속을 해본다

 

 

소랑 최 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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