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꽃처럼
들꽃으로 피어도
솜씨 좋은 옹기에 피어도
활짝 피지 않는 꽃이 있던가
꽃 피고 지는 간이역 어느쯤
까만 점하나 찍혀도 찢어질
그 가녀린 몸짓으로
내 것이 아닌 네 것으로
온전히 내어주고
속내 훤히 드러내며 피는
거짓 없는 꽃을
우리의 일그러진 욕망에
빗 금 그으며
꽃술에 벌 나비 모아
생을 노래하는 꽃
누가 꽃처럼 살 수 있을까
오늘만큼은
찬찬히 둘러볼 일이다.
나 그대를 맞이하듯
꽃등 하나 걸어 마중하며
떨어지는 꽃잎 불 밝혀 주리라.
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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