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때까지만 해도
아버님께 밥 반공기 떠 들이며 " 아버님 다 드셔야 해요 " 하면
며느리 말 잘 들으려고 밥공기를 다 비우고
내가 사이사이 챙겨드리는 간식도 다 잘 드셨는데.
막내며느리 집에 가시던 날도
" 아버님, 막둥이 며느리한테 먹을 것 가져와라 " 시켜서
많이 드시라고 그래야 힘이 난다고 신신당부해서 보내드렸는데
시골 가시더니 몸이 안 좋아지셔서 병원 응급실 가셨더니 폐렴이라고.
부안 읍내 병원에서 전남대 응급실로 그렇게 입원 중이신 아버님
그런 아버님을 뵈러 가는 길
금요일 퇴근해와서 아버님 드실만한 음식을 생각하다
우리 집 오셨을 때 내가 해 드리면 잘 드시던
감자 수프를 끓였다.
감자랑 양파 넣고 푹 삶아 보드랍게 걸러 치즈 두 장 넣고.
남편도 고소하고 맛있다고 했고 내가 먹어봐도 맛있었다.
그렇게 감자 수프랑 참게 간장게장의 게장을 짜지 않게 양념하여 챙기고
그리고도 몇 가지를 더 챙겼다.
그렇게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 다섯 시 막내 신우랑 전남대로 향했다.
아버님을 뵙는데
아, 그 살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버님 몸에 살이라곤 거의 없었다.
입원해 계신 일주일 동안 못 드셔서 살이 모두 빠진 거다.
걷지도 못하셔서 휠체어를 타야 하는 애기가 된 아버님.
눈물이 났다,
막둥이 딸이
" 아버지 막둥이 딸 보려고 앉아 있었어? "라고 말하니
울 아버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손을 뻗어 나를 가리키신다.
그런 아버님께
준비해 간 감자 수프를 챙겨 드렸더니
잘 드신다. 그러더니 손으로 가리키며 더 달라고
그렇게 두 그릇을 드셨다.
며느리의 성의를 봐서인지 그 뒤로도 더 드셨다.
그런 아버님께
" 아버님 , 힘내셔서 구십 넘어야지요 "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눈물만 흘리신다.
울고 또 우시고 ......
늦은 밤 아버님 갈게요. 아버님 사랑해요. 했더니
힘겹게 나도 사랑한다 라고 말씀하시던 아버님.
내일 밤에
아버님 뵈러 간다.
송이버섯 죽과 단호박 죽을 끓여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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