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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이야기

2020.7. 15. - 어머님이 보내 주신 김치

by 소랑(笑朗) 2020. 7. 16.

 

 

어제 시어머님이 보내주신 김치가 도착 했어요.

아이스박스에 얼음주머니 넣어 봉지봉지 김치 담아 보내 주신 어머님.

멀리서 오느라 아이스박스는 깨졌고 얼음주머니는 녹아서 물렁물렁.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말씀드려도 어머님꺼 하시면서 하신거라고.

올 해 82세 이신 울 어머님 ..

허리도 많이 굽으셔서 늘 며느리는 마음 짠한데...

시골고기가 더 맛있다고 앞다리살 고기까지 사서 보내시고.

 

 

 

 

 

김치의 색처럼 고왔던 시절은 너무 가난해서 고생하느라 다 보내고

늙으셔서 편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아버님의 의처증때문에 평생 아버님한테 시달리고 사신 어머니.

작년 11월 89세로 아버님이 별세하시고야 자유로워지신 울 어머니..

그런 시아버님 모시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아무 소용 없고

한 밤중에 시부모님 싸움때문에 잠자는 아들들 깨워 시골로 향한 것이 여러번

밭에서 일하시다 아버님 무서워 맨발로 고속버스 타고 올라오시던 일

잠자다 말고 산으로 도망치시고....

그런 아버님을 달래고 달래봐도 돌아가실때까지 고치지 못하고.

자식들이 달려가 화해시켜 놓고 돌아서면 또 원점....

불쌍한 울 시어머님....

나또한 얼마나 힘들었던지...

그 많은 사연을 어떻게 다 말 할 수 있을까....

아버님이 돌아가시고야 자식들도 어머님도 평화를 찾은 시댁.

" 나 못살겠다. 나좀 데려가라. 무서워서 못 살겠다 " 고 울부짖던 울 어머님...이

이젠 목소리도 밝아지셔서 얼마나 좋은지...

힘들게 살아내신 어머님이 이젠 많이많이 행복하시길 바라며...

" 어머님 김치 엄청 맛있어용 "...라고 말씀 드렸더니

" 너는 늘 뭐든지 다 맛있다고 한다고 " 말씀 하신다.

울어머님 김치는 정말정말 넘 맛있다.

그래서 예전에 어머님께 " 어머님 김치해서 파셔요 " 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씀 드린 적도 있다.

" 어머님 감사해요.  맛있게 잘 먹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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