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어머님이 보내주신 김치가 도착 했어요.
아이스박스에 얼음주머니 넣어 봉지봉지 김치 담아 보내 주신 어머님.
멀리서 오느라 아이스박스는 깨졌고 얼음주머니는 녹아서 물렁물렁.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말씀드려도 어머님꺼 하시면서 하신거라고.
올 해 82세 이신 울 어머님 ..
허리도 많이 굽으셔서 늘 며느리는 마음 짠한데...
시골고기가 더 맛있다고 앞다리살 고기까지 사서 보내시고.
김치의 색처럼 고왔던 시절은 너무 가난해서 고생하느라 다 보내고
늙으셔서 편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아버님의 의처증때문에 평생 아버님한테 시달리고 사신 어머니.
작년 11월 89세로 아버님이 별세하시고야 자유로워지신 울 어머니..
그런 시아버님 모시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아무 소용 없고
한 밤중에 시부모님 싸움때문에 잠자는 아들들 깨워 시골로 향한 것이 여러번
밭에서 일하시다 아버님 무서워 맨발로 고속버스 타고 올라오시던 일
잠자다 말고 산으로 도망치시고....
그런 아버님을 달래고 달래봐도 돌아가실때까지 고치지 못하고.
자식들이 달려가 화해시켜 놓고 돌아서면 또 원점....
불쌍한 울 시어머님....
나또한 얼마나 힘들었던지...
그 많은 사연을 어떻게 다 말 할 수 있을까....
아버님이 돌아가시고야 자식들도 어머님도 평화를 찾은 시댁.
" 나 못살겠다. 나좀 데려가라. 무서워서 못 살겠다 " 고 울부짖던 울 어머님...이
이젠 목소리도 밝아지셔서 얼마나 좋은지...
힘들게 살아내신 어머님이 이젠 많이많이 행복하시길 바라며...
" 어머님 김치 엄청 맛있어용 "...라고 말씀 드렸더니
" 너는 늘 뭐든지 다 맛있다고 한다고 " 말씀 하신다.
울어머님 김치는 정말정말 넘 맛있다.
그래서 예전에 어머님께 " 어머님 김치해서 파셔요 " 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씀 드린 적도 있다.
" 어머님 감사해요. 맛있게 잘 먹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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